Column

IoT는 전등인가?

모든 사물인터넷 기사가, 전등을 켠다. 정말 그렇다. 기사 제목에 ‘IoT’가 붙어 있으면 꼭 스마트폰으로 전등을 켜고 끌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화기로 전등을 켜면 뭐가 좋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어째 좀 빈궁하다.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갑자기 전등이 켜진다면 도둑은 얼마나 놀랄까요?” 묻고 만다.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집주인은 얼마나 놀랄까요,,

그러다 갑자기 급도약 치솟아 “사물에 인터넷이 연결되면 위험한 인프라 시설이 해킹될 수 있다!” 목소리 높여 외친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 해킹 협박하며 서둘러 글을 마친다. 물론, 인프라 시설 해킹은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다. 하지만 굳이 IoT와 연결하며 겁줄 일은 아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등 위험한 시설은 완전한 폐쇄망이라 내부자를 포섭하거나 기만하는 직간접적 사회공학 수법 말고는 달리 뚫을 방법이 없다.

기술 개념 설명의 한계다. 아니, 설명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열심히 말해 봐야 독자들은 못 알아먹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기자도 아마 모르는 듯싶다. 왜? 애초에 개념이 잘못 전달되었기 때문 아닌가 싶다. 이는 아마 애초에 그 말이 생겨난 배경과도 무관치 않을 듯싶다.

사물인터넷이란?

흔한 공적 용어처럼 쓰이고 있지만 ‘사물인터넷, IoT, Internet of Things’은 민간기업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가 내놓은 말이다. 물론 그냥 재미로 막 내놓은 말은 아니고 네트워크 장비 시장 포화 조짐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 전략에 따른 마케팅 용어다. 어떤 용어을 남들보다 먼저 내밀어서 일반화한 뒤 그에 따른 언어 주도권으로 신시장 장악을 노리는, 전략적으로 대단히 훌륭한 작전이다. 시스코는 원래 그런 일을 아주 잘하는 회사다. 보고 배우면 좋겠지만 애초에 조직의 규모로 승부하는 일이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게 ‘IoT’란 말을 일반화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이젠 누구나 IoT란 말에 익숙해졌니 충분히 성공했다. 아니 지나치게 성공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어떤 기술적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는 거리가 먼 오해에까지 이르러, 결과적으로 그 기술의 중요성이 희화화되고 있지 않나 싶다. 스마트폰으로 전등을 켜는 게 IoT라는 말은, 그냥 한심한 거니까,,

사물인터넷이란 기술을 일반 소비자 입장에 한정해 보자면,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 받는 일이다. 하지만 이건 IoT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IoT 기술을 개인, 산업, 공공 부문 등 3가지로 나눠 볼 때, 그건 개인 부문에만 해당하는 일이고, 개인 부문보다는 산업 그리고 공공 부문의 의미가 훨씬 더 크고 중하다고 생각된다. 개인 부문에서도 전등은 이른바 ‘스마트 홈(이란 말이 적절한진 모르겠다만)’에 속하는데, 그보다는 ‘스마트 카(란 말보다도 ‘커넥티드 카’란 말이 더 나은 듯)’가 훨씬 더 중요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물론 세상을 움직이는 건 시장이니, 어떤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이른바 어른의 사정이란 게 따로 있긴 하지만.

IoT란, OT에 IT를 접목하는 일

산업 부문에서의 IoT 기술은 생산 및 유통 과정 전반에 걸쳐 공정 분석과 설비 감시 등을 통해 작업의 생산성과 효율성 그리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쓰인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가장 값지게 여기는, 공공 부문 IoT 기술은 온갖 사회적 문제 해결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곳곳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범죄나 재난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기 상태나 쓰레기 양 등의 정보를 제공받아 환경 오염을 줄이는 등, 공공 기물과 주민이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스마트 시티’야말로 IoT 기술의 궁극적 지향점 아닐까 싶다.

그 모든 부문 다 따져서 IoT 기술을 정의해 보자면, IoT란 ‘OT에 IT를 접목하는 일’이라고 하면 대충 적당히 통하겠다. 스마트폰으로 전등을 켜고 끄는 일도 어쨌든 OT에 IT를 접목하는 일이고.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되면 좋겠다만,

물리적 시스템을 가동하는 기술 체계를 뜻하는 ‘OT(Operational Technology)’란 말은 보다 흔한 말 IT(Information technology)에 비해 일반적으로 잘 쓰는 말은 아니지만, 공장에서는 자주 쓰이는 말이고 일종의 노하우로서 큰 자부심을 품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공장사람”들은 OT에 비하면 IT는 어째 좀 하찮은 일쯤으로 여기기도 한다. 반대로 “IT사람”들은 OT를 IT의 일부일 뿐이라 여기니, 그러한 생각의 차이가 기존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로의 진화의 방해물이 되기도 하다. 그래서, 벽이 있다. 각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의 뜻부터 다르니 좀처럼 넘기 힘든 벽이다. IT사람에게 ‘실시간’이란 말은 대개 반응 속도의 적절함을 뜻하지만 공장사람에게 ‘실시간’은 공정의 순차적 정확성을 뜻하니, 애초에 둘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IT 쪽에서는 산업 부문 IoT 기술을 거대한 IT 체계 속에 OT도 일부 포함하는 일쯤으로 여기지만, 공장사람들에게 그리 말했다간 아주 시끄러워진다,, 두 입장의 중간쯤에서 냉정하게 말해 보자면, IoT란 OT에 IT를 접목해 공통 영역을 찾는 일이다. 비슷한 듯하지만 완전히 다른 말이다. 부디 둘의 중간쯤에서 평화롭게 화해하길..

그래서, 사물인터넷이란?

IoT, 사물인터넷 기술에 대해 앞으로 꽤 길게 생각해 볼까 한다. 그만큼 중요한 기술이고, 여타 요란한 용어들, 이를테면 빅데이터니 AI니 뭐니 하는 것들과도 아주 밀접하기에, 곧 닥칠 미래 그리고 그 미래를 살아갈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비의 뜻으로도 숙고할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IoT의 뜻과 이미 적용된 사례, 앞으로 적용되어야 할 곳 등 쓸모, 그리고 ‘사람인터넷, IoH(Internet of Humans)’과 비교해 IoT는 뭘 어떻게 해야 안전한지 등에 대해 알아보자. 이거,

아주 큰 이야기라 꽤 오래 걸릴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