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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소비일기 (9월 1주)

금융중심지로 유명한 여의도,
그곳의 소비가 궁금하다.

여의도 직장인은 출근부터 퇴근까지 무엇을 먹고 마시고 구매할까?

국제금융로에 있는 IT 회사에 근무하는 안나 에디터의 주간 소비일기다.


월요일

8:30 – 버스를 타고 회사로 향한다. 1,200원

11:45 – 몇 주 전부터 직접 도시락을 싸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계산을 해 보니 점심값으로 나가는 돈이 일주일에 평균 3만원이나 되는데, 도시락을 만들면 재료 값이 5천원 정도다. 그러면 한 달에 10만원을 아낄 수 있고 돈보다 더 중요한 건강도 아낄 수 있다.

오늘의 메뉴는 어젯밤에 만든 오븐 구이 닭가슴살 큐브랑 간단한 현미 볶음밥, 위에 사워크림이랑 시라차 소스를 뿌렸다. 개인적으로 간도 적절하고 맛도 있다고 생각한다.

12:10 – 산책하러 나간다. 해가 쨍쨍해서 시원한 음료가 땡긴다. 세븐일레븐에서 코코넛 워터 1+1 행사 중인 게 생각나서 가까운 매장을 찾아가 득템한다. 잠시 걷다가 벤치에 앉아 비타민 D 충전을 시작한다. 20분 동안 멍을 때린다. 코코넛 워터 한 병을 비우고 나머지 하나는 나중에 마시려고 챙겨 사무실로 돌아간다.  2,400원

18:00 – 오늘은 팀 회식 날이다. ‘매드포갈릭’에서 할인 행사를 하길래 가 보기로 한다. 샐러드, 피자,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한다. 행사 가격 생각하면 먹을 만하지만, 살짝 기대 이하다. 파스타는 너무 익었고 스테이크도 퀄리티가 떨어진다.

19:10 – 배가 아주 부른 상태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간다. 1,200원

하루 총 4,800원

 

화요일

8:30 –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기사는 다른 차들을 욕하며 정지 신호도 안 지키고 운전을 막 한다. 왠지 불안해서 중간에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탄다. 무사히 사무실에 도착한다. 1,200원

12:00 – 점심 메뉴는 어제와 같은 닭가슴살 볶음밥 도시락. 후식으로 어제 사 둔 코코넛 워터를 마신다.

12:20 – 비가 내릴 듯 말 듯 해서 가까운 IFC몰로 들어간다. ‘H&M’에서 세일 가격에다 50% 추가 할인을 해 준다길래 매장을 둘러보다가 꼭 필요한 옷이 없어서 도로 나온다. 쇼핑몰을 한 바퀴 돌면서 어떤 매장들이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가장 기대되는 집은 파니니가 맛있는 ‘카페 마마스’다. 아일랜드와 영국에서 가 본 뷰티 매장 ‘부츠’도 생긴다니 좋다.

15:40 – 회의 들어가기 전에 동료가 체리 차 마셔 보라고 티백을 선물한다. 차의 계절이 왔구나. 비가 내리면 마시려고 책상 서랍에 보관한다.

18:10  퇴근 시간이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간다. 1,200원

하루 총 2,400원

 

수요일

8:30 – 출근이다. 한국에는 모든 대중교통에서 사용 가능한 횟수 무제한 정기권이 없는 이유가 뭘까? 1,200원

10:10 – 서랍에서 먹을 것을 꺼낸다. 쿠팡 직구로 주문한 파워 크런치 더블 초코 프로틴 바를 먹고 힘낸다.

12:00 – 오늘은 마지막 닭가슴살 볶음밥 도시락을 먹는다. 이제 일요일 저녁에 준비한 도시락을 다 먹었다.

빈 회의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한국의 점심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김치찌개, 제육볶음 등 점심 메뉴를 자주 먹으면 짜지 않은 음식이 맛없게 느껴지게 된다. 사실 맛이 없는 게 아니라 몸에 해로운 센 양념과 마법가루가 듬뿍 들어간 익숙한 자극적 맛이 안 나서 맛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정성이 느껴지는 식당들도 있지만, 여의도 점심시간엔 찾기 참 어렵다.

처음에 신기했던 건 도시락을 먹고 나면 물이 땡기지 않더라. 반대로 여의도 맛집에서 뚝배기 찜닭을 먹고 나면 물이 엄청 땡긴다. 먹을 땐 맛있지만 몸에는 지나치게 자극적임에 대한 증거가 아닐까…

14:15 – 비가 내릴 듯한 날씨지만 안 내린다. 어제 받은 체리 차가 궁금해서 마셔 본다. 아주 화학적인(?) 맛인데 마실 만하다. 확실히 맛보다는 향기쪽이 더 낫다.

16:10 –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입이 심심해서 서랍에 있는 레몬맛 무설탕 민트 하나 꺼내 먹는다.

18:05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1,200원

하루 총 2,400원

 

목요일

8:30 – 오늘도 폭풍 욕쟁이 기사(어제와 다른 사람)가 운전하는 버스로 출근 고고… 1,200원

11:30 – 매주 목요일 점심 시간에 회사의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한국어 스터디를 한다. 오늘은 ‘파리 크라상’에서 가벼운 점심을 먹으며, 회사의 제품 소개서를 영어로 번역해 본다. 야채가 땡겨서 참치, 옥수수, 적양파, 오이, 피망, 상추로 만든 샐러드와 병이 예쁜 이태리 스파클링 워터를 골랐다. 재료가 신선해서 기분 좋게 먹는데, 샐러드는 여기보다는 토핑이 더 푸짐한 ‘피그인더가든’에서 먹어야 제대로 된 한 끼처럼 느껴진다. 파리 크라상이나 파리 바게트에서 파는 샐러드는 양이 적은 편이다.

한국어 스터디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내 프로그램이라서 결제는 법인카드로 한다.

13:30 – 적양파 맛이 아직도 입을 떠나지 않아서 레몬맛 민트 2개를 먹는다.

18:05 – 정신 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다. 지하철을 타고 저녁 약속이 있는 종각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1,250원

하루 총 2,450원

 

금요일

8:30 – 출근한다. 금요일이라서 설렌다. 1,200원

11:15 – 아침에 가방에 넣어 둔 초콜릿 프로틴 바를 꺼내고 뉴스를 보며 먹는다. 매일 이 시간에 급 배고파지는 것 같다.

12:45 – 점심을 먹을까 하는데 배가 식사할 정도로 고프진 않아서 산책만 하기로 한다. 시원한 음료가 마시고 싶어서 ‘매머드’에서 아이스 레몬 오렌지 홍차를 사고 IFC몰 근처를 한 바퀴 돈다. 차는 의외로 상큼하고 자연스러운 맛이어서 아주 만족스럽다. 몰 입구 앞 잔디밭에 굉장히 노랑노랑한 예술 작품이 있다. 사진 찍으면 분위기 있을 것 같아서 한 컷 찍고 사무실로 복귀한다. 3,700원

16:00 – 주간회의를 하러 가까운 ‘스타벅스’로 간다.

메뉴를 보는 순간 선택장애가 되는 경향이 있어서 남들과 같은 콜드브루를 주문한다. 배가 고파서 커피가 잘 넘어갈까 의심되지만 밤까지 버티려면 카페인이 필요하니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음료를 마시는 순간 망고 패션 후르츠 블렌디드 같은 상큼한 음료가 땡기기 시작한다. 이젠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마신다. 선택장애의 삶은 이렇다…

비용은 회의비로 처리한다.

18:05 – 이번 주가 끝!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1,200원

하루 총 6,100원


5일 총 18,150원